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5가지 현실 방법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가 말없이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작은 인형을 꼭 끌어안고만 있었죠. “무슨 일 있었어?” 하고 물었지만, 아이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 순간, 마음이 서늘해졌습니다. 속상하다는 말 한마디조차 꺼내지 못하는 우리 아이. 말을 잃은 그 마음을, 부모인 나는 어떻게 들어줘야 할까요?

“괜찮아?”라고 물으면 고개만 끄덕이는 아이. 속상한 일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울기만 할 때, 부모는 답답하면서도 안쓰럽습니다.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를 보면 ‘낯을 가리는 성격인가?’ ‘내가 너무 단호했나?’ 같은 생각이 들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는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아직 **‘배우는 중’**일 뿐입니다.

오늘은 그런 아이를 위해 부모가 일상 속에서 도와줄 수 있는 5가지 현실 방법을 나눠보려 합니다. 말이 아닌 ‘공감’으로 아이 마음의 문을 여는 연습입니다.

1단계: 감정의 이름을 함께 찾아주기

아이에게는 감정이 낯선 언어입니다. 기분이 나쁜 건 알지만, 그게 화인지 슬픔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죠.

“지금 속상해?” “화가 좀 났구나.” 이렇게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말을 자주 사용해보세요. 부모의 언어로 감정을 정의해주는 순간,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감정을 알아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부모의 ‘언어적 거울’이에요.

“괜찮아”라는 말은 위로 같지만, 사실은 감정을 덮는 말일 때가 많습니다.

아이의 눈물이 흘러내릴 때, “그럴 수도 있지, 속상했겠다.”라고 말해보세요.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고 인정해주는 한마디는 아이에게 ‘마음을 표현해도 괜찮다’는 신호가 됩니다.

감정 표현은 용기의 문제입니다. 아이에게도 안전한 환경이 필요하죠.

“울지 마.” 대신 “괜찮아, 울어도 돼.”라고 말해보세요. 감정을 억누르지 않아야 아이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감정이 금지된 집보다, 감정이 허락된 집이 아이를 훨씬 단단하게 자라게 합니다.

아이에게 “너도 말해봐”라고 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감정을 드러내보세요.

“엄마도 오늘 좀 힘들었어.” “아빠는 네가 웃을 때 제일 좋아.” 이런 짧은 문장은 아이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모델이 됩니다.

부모의 감정 표현은 아이에게 ‘감정은 숨기는 게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을 때, “잘 말했네”보다 “그렇게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라고 해주세요.

감정의 ‘정확성’보다 ‘용기’를 칭찬받을 때, 아이는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감정 표현은 잘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느끼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에요.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는 나쁜 아이가 아닙니다. 단지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아직 갖지 못했을 뿐이에요.

부모가 그 길을 함께 걸어주면, 아이는 점점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은 아이의 말보다 마음을 먼저 들어볼까요?
그 순간, 아이의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집니다.

밤이 되어 아이가 잠든 뒤, 조용히 생각합니다. ‘오늘 나는 아이의 마음을 얼마나 들어줬을까.’ 그 짧은 성찰이 내일의 대화를 바꿉니다. 부모의 공감이, 아이의 언어가 됩니다.